130살 회화나무가 태풍 볼라벤의 위력에 맥없이 쓰러졌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이 한창인 구도청에 외로이 서 있던 130살의 회화나무가 태풍 볼라벤의 위력에 맥없이 쓰러졌다.

80년 5월에 일어났던 현대사의 모든 장면들을 고스란히 자신의 나이테 속에 기록한 회화나무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가 지난 28일 통째로 넘어졌다.

광주 전체를 휩쓸고 지나간 볼라벤은 가로수와 입간판들을 떨어뜨리며 도시 전체가 초토화 됐다. 환경봉사자들은 거리거리에 떨어져 있는 낙엽과 은행들을 청소하고 수거하느라 찜땀을 뺐다.

실제 화화나무는 외부수피가 썩어 심재부분의 부패가 진행되고 있었고 주변이 온통 아스팔트로 포장이 되어 있어서 산소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아스팔트 포장을 걷어내지 못하면 회화나무의 수명을 보장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볼라벤이 세찬바람으로 넘어뜨리고 지나갔다.

광주시 강운태 시장은 회화나무가 넘어져 있는 구도청을 방문하고 관계자들에게 회화나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볼라벤의 위협이 아니었더라면 이곳은 철근 부딪히는 소리, 굴착기 윙윙거리는 소리, 용접하는 소리가 한창일 판이다.

그동안 회화나무에 대한 숲 해설가와 환경단체에서는 관리가 부실하여 시름시름 앓고 있는 회화나무의 수명연장을 위한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현재 수많은 차량들과 시민들의 오가는 발걸음을 지켜보던 회화나무의 생사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구도청에 가로수로 있던 많은 회화나무가 세월에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유일하게 한그루 남았던 회화나무가 하루속히 생명을 연장하여 왔다. 중국에서는 천년까지 사는 장수수목으로 부귀를 상징 고관의 지위를 나타냈다. 조선시대에서도 장원급제자에게 어사화를 내릴 때도 회화나무 꽃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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