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스트 이종납 편집장=] 우리 국민들은 앞으로 남은 1여년 후 차기 대권을 누가 쥘 지를 이미 알고 있다. 국민들은 언제나 대통령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나름대로 납득할만한 질서와 공식을 가지고 선택해왔다는 점에서 대단하고 위대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권은 하늘이 점지해줘야 낙점이 된다는 속설처럼 민심은 언제나 그동안 진행되어온 각종 여론조사와는 전혀 다른 의외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간 맹위를 떨쳐온 수많은 대세론도 결국 10년 주기로 대변화를 바라는 천기(天機)를 거스리지는 못했다.

일각에서는 여야 10년 주기를 주장한다. 흔히 노태우, 김영삼을 보수집권, 김대중,노무현을 진보집권, 다시 이명박,박근혜를 보수집권, 다시 2017년 대선은 진보집권의 기회로 보는 10년 주기설이다. 그러나 이 주기에 따른다면 차기 대선은 진보진영의 기회로 보여지는데, 누가 진보진영을 대표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지난 87년 직선제 개헌이후 노태우 전 대통령을 비롯 김영삼(YS), 김대중(DJ),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5명이 대통령이 5년씩 지난 25년간 대권을 손에 쥐고 국정을 이끌어 왔고 현재는 박근혜 대통령이 5년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흥미로운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정치와는 무관하게 군인출신이었지만 정치권에 진입하자마자 대권을 거머쥐는 행운을 얻었다. 이후 YS는 2번째 도전에서, DJ는 3수 끝에 대권을 쥐었고 뒤를 이어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은 첫 대선출마로 대권을 손에 쥐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전두환 전 대통령은 87년 직선제 헌법 이전에 선출된 대통령이라 다른 분석을 해야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첫 출마로 대권을 거머쥐었다고 볼 수 있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직선제 헌법아래 실시된 첫 대선에서 YS와 DJ의 후보단일화에 실패한 어부지리로 승리, 결국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대선 첫 출마자로서 대권을 쥔 셈이다.

이후 92년 두번째 대선출마를 선언한 YS는 영원한 정치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DJ와 겨뤄 승리했고, 이어 YS의 뒤를 이어 97년에 4번째 대선에 도전하게 된 DJ는 처음으로 출마한 이회창 전 대표를 누르고 대권을 차지, 양김씨는 결국 대권에 다출마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권을 따냈다.

그러나 지난 16대 대선인 2002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첫 대권도전자로서, 대선에 2번째 도전하는 노회한 이회창 전 대표와 겨뤄 대권을 낚아채다시피 했고, 2007년 첫 대권에 도전한 이명박 전 대통령도 500만표 이상 압도적인 표차로 대권을 따내,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첫 대선출마에서 대권을 따낸 공통점이 있다.

이같은 논리를 근거로 전두환, 노태우는 첫 출마자로서, 92년, 97년은 YS, DJ가 다출마자로서 대권을 쥐었고, 2002년과 2007년엔 노무현, 이명박이 첫 대선 첫 출마자로서 10년을 주기로 번갈아가며 대권을 쥐었다는 공식을 내놓는 것이다.

이같은 흐름대로라면 2012년은 대선 다출마자가 당선되어야 하는 시점이다. 당시 주요정당 유력 대선주자로 박근혜. 문재인이 출마했고, 다출마 이력을 가진 후보가 없었다. 굳이 이 흐름을 적용하다보니 박근혜는 지난 2007년에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후보로 출마한 경력을 교묘하게 차용한 셈이다.

문재인은 대선에 첫 출마자로서 박근혜와 경쟁을 벌였지만 패배했다, 대선 주기를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패턴을 적용한다면, 2017년 대선은 결국 ‘경험이 없는 선장에게 배의 키를 쥐게 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오랜 기간동안 정치적으로 잘 준비해 왔거나 대선출마 경험이 있는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차기 대선에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유력후보군으로 문재인, 반기문, 안철수, 김무성, 박원순, 손학규, 오세훈, 김문수, 안희정. 김부겸, 유승민 등이 있다. 이들중 문재인 전 대표만이 유일하게 지난 2012년 대선에 출마한 경력이 있다. 그런 점에서 2017년 대선은 문재인에게 절호의 기회다.

필자는 1년 정도 남은 차기대선, 하늘의 운은 이미 문재인에게 기울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문재인이다. 문재인 전 대표가 결정적인 잘못이나 실수를 저지르지 않고, 대권준비를 착실하게 한다면 차기 대권은 따논 당상이다. 그가 새로운 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어떤 시대적 정신을 제시하느냐에 말이다.

이 분석은 때로는 비교적 정확한 민심을 반영하는 여론조사보다 내 동물적인 예측이 더 잘 맞는 경우가 많았다는 자신감 하나로 필자가 오랫동안 축적해온 생각의 한 단편을 소개한 것일 뿐이다. 이것이 필자의 오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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